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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매 세상/초매 2기

[자작시] 계란한판





     계란한판

 

차디찬 벽, 날리는 지푸라기...

오늘도 계란이 익어 간다

 

지푸라기 위 종이컵

컵 위로 빗물이 뚝 뚝 떨어진다

 

나무를 열심히 비벼

지푸라기에 불을 붙이자

빨간 불씨가 이뿌게 꺼진다

 

꺼진 불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따스함이 없는 종이컵 안은

근본 모를 물만 가득하다.

 

그 물 위로 하얀 계란을 넣고

지푸라기에 또다시 불을 붙인다.

 

채 익지도 않은 계란을 계란판에 담는다.

축축하게 젖은 계란판은 어느새

익지도 않은 계란으로 가득 차 있다.

 

차디찬 벽, 날리는 지푸라기...

내일도 계란이 익어 간다 



지금까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려했습니다.

자그마한 용기를 내어 도전을 해보지만, 성과 없이 시간만 흐른듯 하네요.

한해, 한해, 한해...

벌써 계란판을 꽉 채운 "30" 입니다.

 

지금 주변엔 정돈되지 않은 옷,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영수증...

문 틈 사이로 스며오는 한기가 발바닥의 온기를 앗아가려 하네요.

발바닥의 온기와 함께 마음속의 온기까지 앗아가는 듯 합니다.

 

이제부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할 시기고,

도전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성과라는 결과물로 보여줘야할 시기이기도 합니다.

 

1년, 1년...

익지도 않은 계란이 아닌

찜질방 구운 계란처럼 맛있는 계란을 만들기 위해

조금씩 전진하고 싶습니다.

 

아~! 갑자기 그녀가 보고 싶네요...

엄마~! ㅠ__________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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