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데리
어제도 손으로 물을 건너고,
다리로 줄넘기를 넘어갑니다.
무쇠 팔, 무쇠 다리
나의 또 다른 별명이었던 시절
항상 힘든 일에는
앞장 서는 그대가 있습니다.
오늘도 손으로 물을 건너고,
다리로 줄넘기를 넘어갑니다.
빠지는 머리털,
빠지는 기운,
빠지는 살, 살, 살
내일도 손으로 물을 건너고,
다리로 줄넘기를 넘어야하는데
지쳐버린 그대의 밧데리 수명은
시린 겨울밤 반딧불처럼
사르르, 사르르 꺼져갑니다.
휴대폰 밧데리는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줄어듭니다.
몇시간을 충전하면, 어느 순간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엔 빨간불로 바뀌며, 힘을 쓸 수 없게 되죠.
인간의 육체도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운동을 하면 할수록,
계속적으로 노화가 진행되어,
나중에는 힘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겠지요.
운동을 하면, 건강해진다고 하는데,
수영을 하고, 복싱을 하면 할수록
몸이 더 나빠지는 것은 왜 일까요?
이상, 감성에 젖어있는 초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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