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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매 세상/초매 2기

[자작시] 고구마와 마녀주스

고구마와 마녀주스

오늘도 어김없이 고구마를 밭솥에 넣는다.

딱딱하게 못생긴 고구마는

취사버튼과 함께

보드라운 수증기를 만나

말랑 말랑한 황색 고구마로 변해버린다.


냉장고에는 마녀주스가 있다.

누나의 정성으로 야채와 과일을

삶고 갈아 만든 마녀주스

색깔은 이쁘지 않지만

맛과 정성만은 비교할 수 없다.


잘익은 고구마와 맛있는 마녀주스를

배고픔 허덕이는 나를 위해

아무런 감정없이 입속에 넣어버린다.


고구마 하나를 자식에게 주기 위해

추운 겨울 땀방울을 흘리신

거룩하신 부모님의 사랑따윈

기억 저편에 묻어둔채

오늘도 어김없이 고구마를 입속에 넣는다.






어제 용산을 다녀온 이후 약간의 감기 몸살 기운이 있어, 오늘 새벽 수영도 가지 못한채

집안에서 홀로 블러그를 작성하고 있네요.

배가 고파 주방에 있는 고구마를 정성스럽게 씻어, 전기밥솥에 넣어 삶았습니다.


냉장고에는 누나가 만든 마녀주스가 있습니다.

양배추, 브로컬리를 삶아 간 맛없는 야채 주스에

사과, 바나나, 토마토를 갈아 당분을 첨가해서 정성스럽고 맛있게 만든 주스이지요.


고수의 비법에서 이혜정 고수께서 알려주신 내용인데요.

양배추, 브로컬리와 같은 야채를 삶아서 갈아서 마시면,

영양소 최대 90% 정도가 장에서 흡수를 해서 건강에 좋다고 하네요.

과일의 경우 비타민 C 파괴는 감안하시고 드셔야합니다. 

( 비타민 C 경우 먹을 수 있는 것이 다양하니까 다른 영양소를 위해 갈아 드세요... ^^ )


이렇게 고구마와 마녀주스를 아무 생각 없이 

배고파서 먹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구마는 부모님이 직접 농사지으신 작품인데요.

작년부터 농사일을 배우시지도 않고, 직접 몸으로 부딪히시며 농사일을 하셨습니다.

그 중에 가장 수확이 많이 된 고구마를 자식들을 위해 한 박스 보내주셨는데요.

호박 고구마 종자이고, 부모님의 사랑이 듬뿍 담긴 고구마라서 그런지

당도가 무척이나 높고, 부드러워서 정말 맛있더라구요.


이러한 부모님의 감사함도 모른채 그냥 배고파서 허겁지겁 먹고 있는 제 자신을 보니,,,

한심한 마음에 글 하나 올립니다.


이상, 고구마와 마녀주스를 먹고 배가 부른 초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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